자동차가 물결같이 들어가는 영국대사관 골목으로 덕수궁담장을 끼고 들어 가려니까, " 여보 어디 가오?" 하고 순경이 검문을 한다. 그는 내 대답에 한번 다시 흩어보고는 통과시켜 주었다. 나는 그날을 위하여 오래간만에 양복을 다려 입었고 이발까지 하였었다. 그날 영국대사관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 축하 가든파티가 있었다. 윈저 왕실 문장이 금박으로 박혀 있는 초청장을 일주일 전에 받고 나는 뻑 기뻐하였다 집사람을 데리고 갈까도 하여 보았다. 초대장에슨 미스터피 앤드 미시즈피"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모파상의 소설 목걸이의 남편을 연상하였다. 목걸이의 남편인 문교부 하급 공무원은 은행에 맡겨 두었던 예금이 있었다. 나는 그런 예금이 없지만 좀 무리를 하면 갑사옷 한번쯤 못해줄 바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교성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