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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311

세부여행(1)

기다리던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다 작년 9월쯤에 아이들 하고 술자리를 하면서 겨울 방학 때 따뜻한 남쪽 나라로 솔이와 봄이를 위한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한 것이 발단이 돼서 필리핀의 세부로 3박 5일 여행을 계획하였다 출발하기 며칠 전까지는 필리핀의 치안 상태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출발하면서 기우는 저절로 없어졌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이 내포에서 오면 3시쯤 청양서 출발해서 인천공항에서 20시 20분 세부행 제주항공기를 타고 가는 것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쳐햐 하는데 아들 녀석이 나를 데리고 무인 탑재기로 간다 승객 화물을 무인기계에서 모바일 항공티켓과 여권으로 수속하는 것인데 아들 녀석이 나를 가르쳐 준다는 뜻인 것 같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한번 하고 나면 모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사람이 기계가 하라는 ..

수필 2024.02.16

장미

잠이 깨면 바라다보려고 장미 일곱 송이를 샀다 거리에 나오니 사람들이 내 꽃을 보고 간다 여학생들도 내 꽃을 보고 간다 전차를 기다리고 섰다가 Y를 만났다 언제나 그는 나를 보면 웃더니 오늘은 웃지를 않는다 부인이 달포째 앓는데 약지으러 갈 돈도 떨어졌다고 한다 나에게도 가진 돈이 없었다 머뭇거리다가 부인께 갖다 드리라고 장미 두 송이를 주었다 Y와 헤어져서 동대문행 전차를 탓다. 팔에 안긴 아기가 자나 하고 들여다보는 엄마와 같이 종이에 싸인 장미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문득 C의 화병에 시든 꽃이 그냥 꽂혀 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는 전차가 벌써 종로를 지났으나 그 화병을 그냥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전차에서 내려 사직동에 있는 C의 하숙을 찾아갔다. C는 아직 들어오질 않았다. 나..

퍼온글 2024.02.15

육아일기(12)

유치원에서 솔이가 올 때가 돼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더니 처가 봄이 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솔이는 내가 데릴러 갈까?" 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응 그려 난 봄이를 보고 있을께, 추운 잠바라도 걸치고 가야 할 것 같은데?" 처가 말한다 "봄아 언니 델러 가야 하는데 이층에 가서 할아버지 잠바 좀 가져올래?" 내가 말했다 " 할아버지 나는 조그만 하고 할아버지 잠바는 커서 가져올 수가 없어!" 나와 처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배꼽을 잡았다 우리 나이로 4살도 안 되는 아이가 순간적으로 어떠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참 희한한 일이다. 어제는 이런 일도 있었다. 12월 19일이 결혼기념일이라 처한테 조그마한 금목걸이를 선물했다. 애들이 케이크를 사가지고 와서 솔이하고 봄이 한테 자르라고 했다 "오늘..

육아일기 2024.02.13

고독은 각자의 몫

나는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 하는 말을 싫어 한다. 너무 냉소적이고 방어적인 표현이라 그렇다. 그래서 인생은 어차피 혼자야 하는 말에 논리적으로 반박할수 있는 근거를 찾아내고 싶었다 꼭 그런것만은 아니라고 혼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나조차 인정할수 밖에 없는 건, 누구나 어느 순간에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옆에 누군가 있건 없건 잠자리에 눕는 순간 길을 걷는 순간 밥을 먹는 순간 우리는 언제나 혼자인 순간과 마주하고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이 마음의 싱크홀은 동호회 열다섯 개에 가입해도, 애인 일곱명을 동시에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데 그 이유는 관계가 쓸모없어서가 아니라 우리에겐 혼자의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관계로는 때워지지 않는 근원적인 고독이 있는것이다 혼자의 영역을 받아들이지 ..

퍼온글 2024.02.12

이솝 우화(9)

성스러운 조각상을 파는 사나이 한 남자가 나무로 헤르메스 신의 조각상을 만들어 시장에 팔러 나갔다. 하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남자는 손님을 끌기 위해 그 조각상을 머리 위에 쳐들고서는 큰 소리로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주는 신을 사라고 외쳤다 . 지나가던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는 말했다. “하하! 친구여, 그 조각상이 그토록 유익한 신이라면 당신이나 그걸 이용해서 득을 보지 않고 왜 팔려 합니까?” 상인이 대답했다. “아, 그건 그렇지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데, 이 신께서는 그렇게 금방 돈을 벌게 해주지는 않거든요.” 이 우화는 신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비열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솝우화 2024.02.11

매너란???

한참 전의 이야기다 매곡리 밭에서 처와 잡초를 뽑고 있는데 친구가 부부동반 점심을 먹자고 전화가 왔다 전에도 몇 번 같이 식사한 적이 있는데 답례차원인 것 같다 보령 쪽에 줄서서 먹는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일하고 있는중이라 옷도 그렇고 해서 망설였지만 매곡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곳이기에 가기로 했다 사실 나는 줄서서 먹는 식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보다는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 맞는 표현 일 것이다 어렸을 때 어른 들이 하시던 밥상머리 교육이 지금도 강하게 남아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맛있다? 맛없다? 싱겁다?, 짜다? 등 음식을 타박하면서 먹으면 안 되고, 음식을 해준 사람에 대해서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 그래서 그러지 난 음식맛에 대해서 젬병이..

수필 2024.02.09

이솝우화(8)

불운 때문에 생긴 나쁜 일들은 행운 때문에 생긴 좋은 일들이 힘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계속해서 행운의 뒤를 따라다녔다. 행운은 하늘로 올라가 제우스에게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물어 보았다. 제우스는 그들에게 모두 한꺼번에 인간들을 찾아가지 말고 한 번에 하나씩만 찾아가라고 대답했다. 인간들과 가까운 곳에 사는 나쁜 일들은 끊임없이 인간을 찾아오는 반면, 하늘에서 내려와야 하는 좋은 일들은 띄엄띄엄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행운은 그렇게 빨리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는 반면, 불운은 매일같이 우리를 덮치기 마련이다. * 주(註) :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으로, 로마 신화의 쥬피터에 해당한다. 제우스는 이솝 우화 전반에 걸쳐 자주 등장한다. 특히 다양한..

이솝우화 2024.02.08

호인과 호구의 차이

일일드라마의 흔한 레퍼토리는 착하고 씩씩한 호감형 여 주인공과 탑욕스럽고 뻔뻔하며 거짓말 만렙 악녀의 대결이다 악녀는 온갖 거짓말과 패악질로 진상을 부리는데 그러게 수모를 당하는 주인공은 또다시 악녀를 용서하며 기회를 주곤 한다. 과연 재벌3세를 만날 리 없고, 잃어버렸던 부잣집 친부모도 없는 현실의 캔디도 잘 살 수 있을까?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의 라는 책에서는 호혜의 원칙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사람마다 상대에게 주거나 받으려는 양에서 차이가 있는데 애덤 그랜트는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으려는 테이커(taker) 받은 만큼만 주고, 주는 만큼만 받는 매처(matcher) 다른 사람의 이익을 생각하고 조건 없이 먼저 베푸는 기버(giver)로 성향을 구분했다. 연구에 따르면 성공 사다리..

사상 2024.02.07

잠자는 시간을 줄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시간의 잔고는 아무도 모른다. 쇠털 같이 많은 날 어쩌고 하는 것은 귀중한 시간에 대한 모독 이요 망언 이다 시간은 오는것이 아니라 가는것...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잠자는 시간은 휴식 이요 망각 이지만 그 한도를 넘으면 죽어 있는 시간이다 사람은 누구 에게나 긴잠의 시간이 주어질 때가 온다 살만큼 살다가 숨이 멎으면... 검은 의식을 치르면서 고이 잠드소서 라는 말을 듣는다 잠은 그때 가서 실컷 잘 수 있으니... 깨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깨어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은 그의 인생이 그만큼 ... 많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들려고 하지 말라 깨어 있는 그 상태 를 즐기라 보다 값있는 시간으로 ..

퍼온글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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