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오월 어느 날 비원에 갔었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주말도 아니어서 사람이 없었다 비원은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서 숲이 울창하여 숲 속 같은 데가 있다 빗방울이 얌전히 떨어지는 반도지 위에 작고 둥근 무늬가 쉴 새 없이 퍼지고 있었다. 그 푸른 물위에 모네의 그림 수련에서 보는 거와 같은 꽃과 연잎이 평화롭게 떠 있었다. 꾀꼬리 소리가 들린다. 경괘한 울음이 연달아 들려온다. 꾀꼬리 소리는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간다 서울 출신인 내기 꾀꼬리 소리를 처음 들은 것은 충청도 광시라는 시골에서였다. 내가 서울로 돌아오던 날 아침 그 아이는 신작로까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꾀꼬리가 울었다. 그 아이는 나에게 작은 신문지 봉투를 주었다. 그 봉지 속에는 물기 있는 앵두가 가들 들어 있었다.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