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올해의 화두( 잘 죽는법 !)

수멍통 2024. 1. 2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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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온 세월이 삶의 반환점을 돌아선 지금 인간이면 피할 수 없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해가 갈수록  엄청 빠른 속도로  돌진해 오는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다.

과연 이 두려움을 즐겁지는 않겠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일 방법은 없을까?

 

옛 어른 들이 죽는 복이 최고의 복이라고 했는데 과연 복 받고 잘 죽는 죽음은 무엇인가?

 잘죽는 복을 받으려면 남은 여생을 어떠게 보내야 할까?

어떠게 하는 것이 잘 죽는 것일까?

천상병 시인이 귀천에서 노래한 것처럼 아름다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우연히 호스피스로 활동하고 있는 능행 스님이 쓴 책을 읽었다

죽음 앞에 초연할 수 없는 중생들의 이별에 대해  스님의 입장에서 절절히 적어 놓았다  

이 글은 호스피스로 활동하고 있는 능행스님이 지은책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의 머리말을 편집한 내용입니다

 

이곳에 뜨는 밤하늘의 별들은 유독 빛나고 아름 답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너른 들을 깔고 누운 별들의 속삭임이 정겹습니다. 마치 내 가슴팍을 스치고 간 소중했던 눈동자들 같습니다
이곳을 떠나 저곳으로 가는 길목에서 두려움과 슬픔 그리고 아쉬움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던 그 모습들....
턱밑에 숨이 끊어질 때쯤이면 더러 평온한 미소로 남은 자들을 위로해 주던 사람들....
모두 행복 한가 봅니다. 별밤을 만들어 날 초대 하는것을 보니 말입니다.

태어남과 죽음 없고 탐내고 성낼 일 없을 것 같은 그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달그림자처럼 내 가슴 밑바닥에 남아 있는 사람들....
달빛으로 별빛으로 내려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그냥.....
산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살게 하는 것일까요.
잘 먹고 잘 살자가 우리 사회의 한 트렌드가 된 요즈음 많은 분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어느덧 그 문화가 숙성되어 가는 것으 보며 이제는 한 단계 한 단계 더 나아가  잘 죽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잘 먹고 잘살다가 어느 날 막상 죽음 앞에 서면 그저 죽음을 피해 보려는 필사적은 몸부림, 몸부림뿐입니다
준비 없는 죽음을 고삐에 묶여 도살장으로 가는 소를 생각하게 합니다

언젠가 꼭 한 번은 떠나야 하는 인생, 서산에 지는 붉디붉은 노을을 닮은 나의 마지막 모습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물 같은 사랑은 죽음조차 되살리니 삶과 죽음이 한께 가는 인생의 여정에서 우리는 서로 물처럼 사랑해야겠습니다
육신은 그저 죽지 않고 있을 뿐...
날마다 맞는 오늘 속에 죽지 않고 맞이한 오늘은 너무나 소중한 날로 채워질 것입니다
입안에 끼고 있던 의치마저도 빼놓고 가야 하는 우리네 인생, 돈이 라면 부모형제나 자식도 안중에 없는

그런 삶 말고 몸은 고단하고 생활은 힘들지만 만족하고 감사하는 삶, 행복은 만족하는 마음에서 얻어지는 것이므로....

곧 행복한 삶이 행복한 죽음을 선물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 앞에서 남기는 마지막말....

사랑하지 못해서 후회스럽다
모든 사람에게 있어 인생은  살도록 선고 유예받은 날들입니다
사랑해 보세요  

죽음 앞에 서서 울지 말고....

사람들은 까마득하게 잊고 삽니다
이렇게 울 날이 올 것이라고는 모른 채....
싸우고 미워하고 집착하고 내 것이라 소유하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미래를 계획하듯 내 죽음도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살아간 다면 부질없는 일로 주어진 삶을 소진하지는 않겠지요.
잘 죽는 법을 생각하면 지금 내 삶의 무게가 풀릴 것 같습니다.

지금 어떠게 살아야 할지 해결될 것 같습니다

베풀고 나누고 용서하고 사랑하세요.

참으로 아프고, 아리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들입니다. 더욱이 그것을 겪은 가족들 생각만 하면 눈물 나고 가슴 저며오는 일들입니다

어렸을 적 소풍을 가기 전날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했습니다.

소풍 가는 내일 비가 올까 안 올까 걱정하며 바라보다가 별이 뜬 것을 보고서야 잠자리로 돌아와 설레면 잠들곤 했습니다

그렇듯 우리가 이 세상에 사람이라는 행운으로 와서 짧은 순간이나마 행복하게 살다가 갈 때   떠나는 것도 소풍 가기 전날 밤 같은 기분이라면 얼마나 좋을 까요.

소풍 가는 날, 비가 추적추적 내려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속 없는 김밥 둘둘 말아 짊어지고 가더라도 따뜻한 날씨에 청명한 하늘과 들꽃들이 바람과 손잡고 춤추는 소풍길이라면  아무 이유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분들의 목소리 눈빛, 애원, 절규, 손짓 미소....

그분들은 죽음의 강을 건너 더 맑고 높은 영혼으로 별이 되어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정토 마을 밤하늘에 빛나는 저 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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