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매너란 ????

수멍통 2023. 4.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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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전의 이야기다

매곡리 밭에서 처와 잡초를 뽑고 있는데  친구가 부부동반 점심을 먹자고 전화가 왔다

전에도 몇번 같이 식사한 적이 있는데 답례차원 인것 같다

보령 쪽에 줄서서 먹는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그곳으로 가자고 한다

일하고 있는중이라  옷도 그렇고 해서 망설 였지만  매곡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곳이기에 가기로  했다

사실 나는 줄서서 먹는 식당을 좋아 하지 않는다.

좋아 하지 않는다는 것보다는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 맞는 표현 일것 이다

어렸을때 어른 들이 하시던 밥상머리 교육이 지금도 강하게 남아 있다.

"음식을 먹을때 맛있다? 맛없다? 싱겁다?,짜다?등 음식을 타박 하면서 먹으면 안되고,  음식을 해준 사람에 대해서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

그래서 그러지 난 음식맛에 대해서 젬병이다

예능 프로에 연애인들이 나와 먹으면서 짓는 얼굴 표정과 맨트는 난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것 같고 존경스럽기 까지 한다

하여튼 나는 맛있다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린는 것을 터부시 한다(미식가 분들께는 죄송ㅎ)

그곳에 도착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식당밖 의자에 앉아 있고 일부는 서있는 사람도 보였다

난 친구에게 다른 집으로 가자고 했다. 

내 지론인 오천원짜리 자장면은 오천원의 맛이 있는거라고 너스레을 떨면서 기왕이면 장사 안되는 집으로 가서 음식을 팔아줘야  그 주인의 진심어린 고마움이 내 가슴으로 전해 질때 음식의 진정한 가치가 있는것 아니냐고?

다행히 그 친구도 기다리면서 먹기는 불편 한지 얼마 떨어지지 않는 식당으로 가자고 한다(장사가 안되는 집은 아니었다)

식당을 들어 가는데  내가 장화를 벗으려고 머뭇거리니 식당 주인 아주머니가 신발을 신고 들어 오는곳이니 장화를 신고 들어 와도 된다고 한다

같이 갔던  처와 친구, 친구 부인도 신발을 신고 들어 가면서   신고 들어 오라고 한다

나는 순간 장화를 신고 들어 가는 것이 뭐가 찝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성적으로 상식적으로 고민 해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 그냥 들어 가기에는 뭐가 불편했다

신을 신고 들어 가는 곳이라 해도,  장화에 묻은 흙을 털었다고 하더라도  그 깨끗한 바닥에  흙 묻은 장화를 신고 들어 갈수는 없었다

장화속에 있는 내 발은 이미 젖어 있어서 장화를 벗고 맨발로 들어 가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나는 양말을 벗어 장화속에 넣어   출입구 한쪽에 세워 놓고  내가 가지고 간 수건으로 발을

닦은 후   첫발을 내딛었더니 

타일의 찬 기운이 발바닥에 전달 되어 찬 얼음물에 발을 담그는 것 처럼 시원함이 온몸을 애무 했고

까마득히  잊혀 젔던 첫날밤의 원초적 본능이  오랫만에 클로즈업 되었다

처는 빙그레 웃고 있는데  친구녀석은 나한테 유난 떤다고 타박하면서 핀잔아닌 핀잔을 주니 옆에 있던 친구의 처가 남편의 소매를 잡고 안으로 끌고 가다 시피 들어 간다

식당주인 아주머니는 방긋 미소를 지으면서 "그렇게 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 감사 합니다"하고 인사를 건넨다

뭔가 먹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친구 녀석은 계속해서 지껄여 댔다. 음식맛이 어떠다는니, 이렇게 해서는 장사가 잘되는지 모르겠다는니, 음식을 평하는 레퍼터리도 다양하다

친구 처가 말을 못하게 눈짓도 해도 모르는척 하는지 그냥 떠들어 낸다. 식당에는우리만 있는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좌석을 거의 메우고 있었다

듣기 불편해서 내가 한마디 햇다

"나는 음식을 혓끝으로 먹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먹는다" 라고 했더니.  친구와 친구 처는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본다

"저이는 음식을 먹을때 무엇(what)을 먹느냐 보다는 누구(who) 하고 먹느냐에 음식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처가 말을 한다"

순간 친구의 처가 낭패한 얼굴을 한다.

내가 나서야 할것 같다

"내 말은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자꾸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면 오늘 자리의 뜻이 퇴색 되는것 같으니 맛이 없으면 다음부터 안오면 되는거지 자꾸 맛없다고 하니까  맛있게 먹는 나도 기분이 이상해 진다' 그러니 음식이야기는 머리속으로 하고 좋은 이야기 하면서 먹자" 

옆테이블에 앉아서 나와 대각선에서 음식을 먹던 젊은 여자가 음식을 입에 넣은 채로 나를  쳐다 본다.

내 착각 인지는 모르지만 내말에 공감 한다는 표정이다.

우연곡절 끝에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장화를 들고 현관문은 나설때 

 뒷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매너는 저런게 매너지"

귀가 처음들어 보는 소리는 아니다, 당연히 처의 목소리도 아니다

각자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식당 앞에서 헤어졌다

다음에  내가 일정 잡아 볼게???

차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내가 처 한테 이야기 했다

앞으로 친구 와이프 하고는 같이 식사 할일이 없을거야???

"왜?" 처가 물어 본다

내가 아니고 처 친구 처가 같이 먹을려고 하지 않을거야??

"확실해?

"그럼 확신하지, 내기 할까"?? 

"내가 담주에 전화 할거야? 식사나 하자고, 나오면 당신이 이기는 거고 , 안나오면 내가 이기는 거고"

처가 나의 발을 씻어 주었다 

 

 

매너는 사람사이에 존재 하는 보이지 않는 구분선이다

매너 있는 사람은 반성 할줄 알고

예의를 지킬줄 알며 쉽게 흥분하지 않고

자기 고집에 매몰되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든 적절하게 행동을 하고 

늘 여유있고 넉넉하며

마음은 선의와 타인에 대한 존중으로 가득  하다

몸이 동하느것과 마음이 동하는것이 비슷할수록 더욱 빛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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