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재래 시장에서 물건 구입 하는법?

수멍통 2023. 4. 26. 10:38
728x90
반응형

며칠 전에 처와 함께 5일장에  차롓상에 올린 제물을 구입하기 위해 갔었다. 
나는 재래 시장에 오면 기분이 좋아 진다. 
이리봐도 저리 봐도  전부 팔아줘야 할 물건이고 , 사먹어야 할 음식들로 꽉차 있다
예전에는 장날이면 새벽부터 우마차 소리와 하얀 두루마기을 입으신 시골 노인들의 발걸음이 나의 아침잠을 깨우곤 했다
지금도 장날이 되면  감리교에 앞에서 머리를 깍는 벙어리 아저씨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당시 용어로 야매로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장애인이다 보니 단속를 하지 않은것 같다.  
우리 아버지가 이발소를 하셨기 특히 기억에 남아 있는것 같다. tv에서 인도여행기를 보면 노천에서 이발 하는것이  나오곤 해서 친밀감이 느켜지기도 한다
그옆에는 고무신을 때우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시장 보러 오는 사람들이 때울 고무신을 맡기고 시장을 본후 찾아 가곤 했다
내가 봤을때는 다 같은 검은 고무신으로 보였는데 어떠게 주인을 찾아 주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장날이면 시골 사시는 분들은 필수적으로 출타 하는 날이다
장에 오셨다가 막걸리 한잔 거하게 하시고, 손에 새끼에 매달은 갈치와 꽁치를 들고 울집앞 뚝을 비틀비틀 걸어 가시는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아른 거린다. 
좀 약주를 심하게 잡수신 분들은 뚝 옆  풀받에서 한숨 자고 가시는 분들도 계셨다
지금은 옛시장 처럼 흥겹고 익살 스러운 모습의  약장사 북소리와 현란한 손놀임으로 순박한 시골 어른들의 혼을 빼놓는 야바위꾼이 있는건 아니지만  
항상 그럴것 같은 분위기에 내 DNA가 자동 반응 한다
극히 드물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꼭 내가  물건을 선택 해야 할경우는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에  물건을 비교 할것도 없이 내가 사야할 물건 앞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뺏긴 백마고지를 다시 되찾은 6사단 용사들 처럼 돌진한다
그러고 계산 하고 나온다.
나머지 내가 꼭 필요 하지 않는 경우는 대부분 주차장에서 시간을 보낸다.(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혹시 백화점안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기다리다가 처가 알려준 식당으로 간다.  내가 봐도 나를 잘 이해 할수가 없다
그런데 재래 시장에만 오면  천천히 이것 저것 기웃기웃 구경도 하고 몰카도 찍는다
처의 물건 흥정을 하는 모습이라듣지 일반적인 복적대는 일반 시장 모습을 담는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는 모습을 보면
  70년대 중반  청계천에 있던 풍천호텔 나이트 클업에 처음 들어 가서   Tom john의  KEEP on RUNNNNINNG  드럼소리를 들었을 때처럼 가슴이 빵빵 뛰고 터질것만 같다
재래 시장은 정찰제가 아니라서 나는 더 좋아 한다.
시장 상인의 말이 곧 정찰 가격이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그때 그때 다르다는 이야기다. 
꽉 맞는 양복을 입다가 헐렁한 한복을 입었을때의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느낄수 있는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가격을 깍은 일은 하지 않는다. 처가 흥정을 하면 옆에서 장사하시는 분의 편을 들어 주는 멘트를 던진다.
예를 들면 이런거다.
"저 가격에 저런 물건을 어떠게 사? 엉청싸다!"  
"저 가격으로 우리가 농사 짓는 다고 생각 해봐  꽁짜지"
채소나 감자 고구마등 농산물 가격이 기본이 오천원정도로 묶어 놓은것 같다. 
그러니까 한번 살려면 오천원 어치는 사야 한다 
" 한묶음 더사  맛있게 생겼는데"
하면서 맛보게  하려고 놓은 고구마 조각 하나을 들고 먹는다
"엉청 맛있다" 라는찬사를 거듭한다
그럴때 상인의 반응이 가격을 오백원 깍았을때 의 기쁨보다 더 몇배의  찬사가 들어 온다
"손님은 복 많이 받을 겁니다, 손님 같은 분만 있으면 장사할 만 합니다, 손님 같은 분 없서요, 사모님 행복 하시겠서요,저도 오늘 기분이 따봉 입니다"
물건사면서 이런 칭찬 들어 봤서요??
물건값을 얼마 더 지불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수만배의 정신적 기쁨이 온다
나는  장사하는 사장님만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다. 
결국은 내가 기분 좋을려고 하는 말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말도 곱다" 이런 속담은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또 변해도 변하지 않을것이다
손님이 가고 난 다음에 재수 없다고 소금을 뿌리는 상황은 나는 만들지 않는다.
난 이것을 나의 자존감이라고 한다
아파트도 넓고, 차도 좋고, 돈도 많으면 좋지만 내가 추구 하는 것은 나의 자존감이 무너뜨리지 않는것이다
나는 아무런 이득도 없이 남을 불편하게 하고  욕을 먹는 것은  최악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 하며 산다
현직에 있을때의 이야기다 
 직원들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서 하는 말을 들었다
"울 원장님을 뒷담화 하는  사람은 그사람이 나쁜 사람이야"
난 그사람이 누군지는 몰랐지만 아랫배가 깨끗이 비어짐을 느꼈다

 

728x90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참모습  (1) 2023.04.27
하찮은 중생이 도를 깨우치는법????  (0) 2023.04.26
잘배운 사람이 하는 행동  (1) 2023.04.25
부부학 (2-2)  (0) 2023.04.23
사람은 변할수 없고 변하면 안되는가???  (0)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