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자주 고구마

수멍통 2019. 12. 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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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이되면 난로에다 구워 먹는 것을 좋아 한다.
그래서 작년 까지만 해도 연탄 난로를 사용 했는데 장점도 있지만 단점이 나를 무척 어렵게 했다
장점은 가성비도 좋고 한번 연탄에 불을 붙여 놓으면 꾸준히 오래 타서 온실 난방 하는데 적합했다
단점은 한번 연탄에 불을 붙여 놓으면 날씨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태워야 하고 재를 버리는 것도 번거롭고 또 한번 꺼지면 연탄에 불을 붙이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나는 이상하게도 연탄 구멍을 잘 맞추지를 못해서 항상 처가 연탄난로를 관리 했는데 유심히 쳐다 보니 그게 보통일이 아니 었다.
그래서 올해는 연탄 난로를 펠렛을 사용하는 화목 난로로 바꾸었다.
장작과 펠렛을 겸용으로 사용하는 난로 인데 난로에 밤,고구마,등을 구워 먹을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어서 내가 사용하기에는 맞춤형 이었다.
다만 단점이라면 팰렛가격이 만만치가 않았다. 고민끝에 팰렛은 나무에 불붙일때 사용하는 불쏘시개로 사용하기로 하고 산에서 죽은 밤나무, 소나무를 가져와서 집에다 쌓아 놓았다.
옛날 머슴들이 겨울 안방마님을 따스하게 해줄 장작을 만든는 일을 체험학습 했다. 머슴노릇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허리와 다리가 엉청 아팟다.
우여곡절끝에 완벽하게 고구마,밤를 구워 먹는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
저녁은 원래 차려 놓고 먹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구마를 구워서 처와 딸애 한테 저녁 대용으로 주기로 했다.
첫날 고구마를 구웠는데 내가 봐도 정말 잘 구워졌다. 껍데기는 약간 탓듯햇는데 껍데기를 벗겨 보니 노릇노릇하게 부드러운 섬유질이 나를 강렬히 유혹했다. 샤론스톤이나 마를린 몬로는 게임도 안됐다.

동내 할머니 들이 호박죽을 쒔다고 주면서 퍼주셧던 동치국 국물과 함게 뜨거운 고구마를 호호 불면서 먹는 그맛은 백종원이나 최불암이 부럽지 않았다.

겨울되면서 백수가 할일이 생겼다며 군 고구마 장사를 하라고 칭찬아닌 칭찬을 하면서 처와 딸애도 맛있게 먹는다.

고구마 맛도 좋았지만 내가 우리집 여자들한테 먹는거로 기쁨을준것은 아마 이게 처음 인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았는지 보통때 보다 많이 먹었다. 마지막은 아사회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기분좋게 나의 저녁 사무실 시무식(?)을 마쳤다.
사단은 다음날에 벌어 졌다.
아침에 공복 혈당을 재보니 혈당이 190이 나왔다. 난 까무라 칠뻔 했다.
난 당료하고 30여년 즐겁고 행복한  동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엉청 불편했는데 지금은 아주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최근에는 공복 혈당이 이렇게 높게 나온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제 무엇을 먹었나? 생각할 것도 없이 맛있는 군고구마를 먹었지 않았나?

고구마가 주범인가? 인텃넷을 검색해 보았다. 틀림없는 주범이 었고 당료 환자가 가까이 하기 에는 너무 먼 당신이었다.

그래서 대체재를 찾아 보았다. 감자도 찾아보고, 밤도 찾아 보았다. 하나 같이 당료와 절친인 나같은 사람은 어울리지 않는 먹거리 였다.

내가 겨울되면 꼭 하여야 하는 통과의례인데 이것을 할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멤붕이 오는것 같았다

인텃네에서 이리저리 찾아보니 자주고구마라는 글이 눈에 띤다. 그럼 고구마가 자주색이지 힌색인가 하고 지나치려다가 호기심에 한번 들여다 보았다.

자주색 이라는 것이 겉 색깔이 자주색이아니라 속살이 자주색 이라는 것이다. 겉모양은 틀림없는 보통 고구마 이지만 속살이 겉 색깔과 똑같이 자주색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고구마 구워 먹을때 노란 속살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것을 입김으로 호호 불어 먹는것이 최상의 맛인데 그 노란속살이 자주색으로 되어 있다는데 그 그림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선 자주 고구마를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생각 했던것 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고구마도 사람과 같아서 일단 하드웨어가 잘 나온것은 가격이 비쌋고 좀 잘 못 나온것은 가격이 저렴했다

나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자주고구마를 구입했다. 왜냐 하면 난로의 고구마 굽은 구멍이 크지를 않아 큰고구마를 구울려면 잘라야 하기 때문에 한잎에 먹을수 있는 자주고구마를 구입했다.

다음날 고구마가 배달되었다. 날씨가 춥지는 않았지만 고구마를 굽기 위해서 난로를 피웠다

고구마를 꺼내서 먹을려고 잘랐다. 색깔이 눈에 익지 않았다. 노란색에 길듯여 있는 내눈에 자주색 고구마는 좀 거부감을 느켰다.

음식도 눈으로 먹는 다는 말이 있음을 증명 하려고 하는 듯이 맛이 고구마의 그 달콤한 맛이 아니었다.

나는 그래도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고구마를 먹었다.

자주고구마를 저녁 대용으로 먹기 시작한지 이주일이 다되어 간다. 아직은 노란 고구마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난것은 아니지만 처음 먹었을때의  자주고구마의 맛은 아니 었다.그 나름대로 맛이 있었다.고구마를 바꾸어 그런지 아님 내가 과식해서 그런지 원인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당도 많이 안나온다. 한숨을 돌렸다,겨울 통과의례를 할수 있어서 !!

사람의 마음은 간사 하다는 말이 있다. 자주 보고 먹다 보니 그 맛에 점점 길들여진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절대적 지배를 받는다.

몇년 전만해도 초지일관,일편단심,의리,애국,성실,단결,우정,효도,민족 이런 말들이 많이 회자되고 했는데 지금은 이런말을 사용하는 빈도가 엉청 줄어 들었고 이런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고리타분하게 느켜지는 사회분위기 인것 같다. 나만의 생각인 지는 모르겟지만!

어떤것이 옳고 그릇건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세속 풍습이 엉청난 속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변하는 것을 인정하고 따라야 하겟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지켜야 되고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사람으로서 할일과 하지 말아야 될일은 구별은 하고 살아야 하며  최소한의 양심은 살아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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