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날 이슬비 같은 겨울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기해년 황금돼지 띠라고 법석을 떨던것이 바로 엇그제 같은데 세월이 kt 보다 빠르게 흘러 마지막 달력만 남겨 놓고 있다. 벌써 퇴직 한지도 3년이 다되어 간다.
퇴직 3년차의 의미는 현실적으로는 연금이 처음으로 인상(퇴직하고 3년 동안은 연금이 동결됨)되는 해이고, 보통 전관대우가 3년이라는 속설로 많이 회자되는 기간이다. 전관대우라는 것이 꼭 이권만 개입되는 것이 아니라 퇴직후 3년동안은 그래도 전직 동료, 후배들과 소통도 하고 지낸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3년후는 예비군도 제대해서 공무원 냄새를 완전히 지워지는 기간이기도 하다는 뜻도 있는것 같다.
나는 다행(?)하게도 퇴직한 직장에서 위원회에 참여해 달라는 연임 요청이 있어 임기를 2년 연장하여 가끔은 옛 후배 동료 들과 만날 기회가 더 늘어 났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ost인 Casablance를 Bertil Higgins 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으면서 커피와 함께 잠시 생각에 젖어 본다.
퇴직후 나의 생활은 어떠 했는가?
나름 대로 잘 적응 했다고 자평하고 싶다. 외부로 나타나는 것에는 별 변화가 없어 보였지만 내부에서는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럼 노는것 하고 일 하는 것의 차이는 무었일까?
나는 근본적으로 노는것 하고 일하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생각 한다.
노는것, 일하는것은 다 내가 하는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구별한다면 노는것하고 일하는 것의 차이는 내가 하고 싶은것을 하는 것은 노는 것이고 일이라는 것은 내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것이라고 나누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일이 내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보다 더 어렵다면 나는 이해 하기가 어렵다.
이런 분들은 좀 심하게 이야기 하면 수동적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것이 아니가 생각한다.
그런면에서는 나는 다른 사람보다는 잘 적응한것 같다.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하루 하루를 반성도 하면서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을 한다.
모든 일이 노력을 한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일은 내탓으로 돌리면서 생활 하는 것이 내 생활에 행복을 느낄수 있는 지름길 인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심적 갈등이 있었다. 처를 비롯한 주변 사람과의 심적 갈등이다. 심적 갈등이 주변사람들 하고 다툰다는것이 아니라 나 혼자서 심정 갈등을 겪었다는 것이다.
내가 현직에 있을때 제일 싫어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냐면, 본인들은 새로운사업을 할때 방조자 적인 행태를 벌이면서 다른 사람이 창조적인 생각을 해서 일을 하면 무조건 흠짓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일이 다 완벽 하게 장점만 있으면 좋지만 일이라는 것이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장점도 있는 반면에 단점도 있을수 있다.
다만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으면 생산적인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부 사람들은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이야기 하면서 일 한 사람들의 폄하 하는 일이 종종있다.
내처가 그런 면이 종종 나로 하여금 맘에 상처를 입힌다. 나는 그걸 본능적으로 엉청 싫어 한다. 그러다 보면 큰소리도 나고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화를 내고 나면 나는 후회감이 밀려 온다. 그냥 웃어 넘길수도 있는데 . 순간적으로 울컷하는 바람에 화를 내는 것이다.
처한테도 몇번 이야기 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 몸에 밴 습관 갔았다. 나는 절대 그러게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모든일을 일단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잘했다고 말한다. 음식도 일단 맛있다고 칭잔하고 먹는다. 가끔 내입맛에 안맛는 것도 잘 먹고 난후에 옥에 티처럼 내의견을 말한다. 이런일도 거의하지 않는다. 처가 무엇이 잘못된것 같다고 물어 볼때에 한해서 옥에 티처럼 말한다. 그런일로 상대방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거나 불편하게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어른,아이,남자,여자 할것 없이 칭찬을 좋아 하지 나무람을 좋아 하지는 않는다. 처는 그런말은 하지만 진작 본인을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 처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 세대에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 남을 비판 하는 것이 뭐 엉청 잘난것 처럼 행동한다. 그런 행동이 나의맘에 많은 갈등을 쌓게 했다.
계속 부딪히는 강도와 횟수가 점점 줄어 들었다. 서로 상대방이 원하는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계기를 자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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