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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왕의 경우 아내는 후, 제후의 아내는 부인, 대부의 아내는 유인, 사의 아내는 부인, 서민의 아내는 처라고 했다
며칠 전 후배 남자 한명과 두 명의 여자와 술자리를 가졌다
회식 중에 집에서 처한테 전화가 왔다
전화를 끊으면서 "알았서 예영아 "라고 했더니
여자 직원이 "사모님 한테 이름 부르세요?"라고 물어본다
"응 기분이 좋으면 정예영 하기도 하고 정마담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때그때 달라." 하고 대답을 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자 둘과 남자 한 명이 2대 1로 반응이 나누어졌다
2명의 반응은 "당신은 좀 경박스럽네요"라고 하는 것처럼 얼굴 표정을 지으면서 "어떡해 부인의 이름을 부르세요, 그건 아니지요, 아이들 이름을 앞에 두고 누구 엄마 이렇게 불러야 합니다 "라고 한다
다른 여자 한분은 "역시 원장님 이세요,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못 불러요, 자식 이름을 앞에 붙임 던 지, 아니면 여보 혹은 당신이라고 불러요" 한다
그래서 내가 한 명의 여자에게 물어봤다
"이름을 부르는 게 좋아, 아이들 엄마라고 부르는게 좋아?"
"저는 이름을 부르는게 좋은데 이름을 부르면 체면이 안 서는 것 같아서 좀 부담이 돼요"한다
아! 이 여자들이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생각은 조선 시대의 껍질을 벗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직원들한테 물어봤다
"전 대통령 부인을 김정숙 여사라고 부르는 게 좋아 준용이 엄마 라고 부르는게 좋아?" 한 여직원은 대깨문이다.
"당연히 김정숙 여사라고 불러야 하지요 "한다
나는 그 여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직원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는 누구 엄마라고 부르는 게 좋고 대통령 마누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좋고?
이런 모순된 이야기를 , 그것도 잘 나간다는 맹렬 여자 사무관의 입에서 거리낌 없이 본인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 七去之惡이라는. 여자가 하지 말아야 하는 7가지 언행을 말하는데 요즘 세상의 눈으로 보면 그 당시 여자를 얽매는 아주 대표적인 악습이다 (물론 三不去라는 구제책도 있다)
그러고 나서 三從之道가 뭐지 물어봤다
뭔가 여자들에게 나쁜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정확히는 모른다고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 여자가 살아가면서 따라야 할 세 가지의 도리를 말하는 것이다
어려서는 부모님을 따르고 , 커서는 남편을 따르고 , 늙어서는 자식을 따른다는 七去之惡보다 더 여자를 구속하는 나쁜 관습이다 "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이三從之道에는 "나"라는 여자는 없다 누구의 딸,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엄마만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21c 선진국이라는 한국에서 버젓이 내 이름이 있는데 왜 아이들 이름을 팔아서 자기를 나타내는 거냐고 했더니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남자고 여자고 따지는 않는 시대에 살고 있고, 지금은 여성이 삶의 기초단체인 가정을 左之右之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본인 이름 하나 불려지지 못하는 처지는 바보다라고 힐난을 했다
예전에는 여자들의 이름 자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유명한 신사임당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신"은 성은 나타내는 것이고 사임당은 당호인 것이다.
시집온 사람들은 아들 이름과 함께 출생지를 나타내는 家號로 불려졌다
예를 들면 청양에서 시집을 왔으면 청양댁이라고 불렀다
자기 이름을 걸고 떳떳하게 그리고 본인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는 생활을 하기 위해서 라도 여자고 남자고 간에 자기 이름으로 불리어져야 한다
부부 사이에도 그렇다
이름만을 부르는 게 좀 이상하다 싶으면 이름 다음에 "씨"또는 "여사" 등 높임말을 붙이면 되는 것 아닌가?
꼭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만 여사라고 붙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고로 처는 나를 기분 좋을 땐 "자기"라 부르고 기분이 안 좋을 때 "김대식"이라 부른다)
나는 40여 년 의 결혼 생활에 호칭을 "여보, 당신 "이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여보 당신은 여러 가지 좋은 뜻도 있지만
우리 선조들이 장마당에서 다툴 때 보면 여보, 당신 하면서 핏대를 올리고 삿대질하면서 싸우는 모습이 내 어린 머리에 각인되어 있어 누구한테도 나는 여보, 당신이라는 말을 절대 사용 안 한다
내 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고 사랑하여야 할 배우자에게 누구의 부인, 누구의 엄마가 아닌 존엄한 한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이름을 불리어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추신 1
내가 옛 직장에서 비상근직 위원장 하나를 맡고 있었다
회의를 진행하는데 여자위원이 나한테 와서 새로 위원이 됐다고 하면서 인사를 한다
"위원장님 페이스북에서 많이 보는 데 초롱씨 아버님이시네요"
나의 카운터파트너인 담당관이 " 형님 전에는 김대식 딸 초롱이라고 많이 불리어졌는데 이제는 호칭이 초롱이 아버님이 되셨네요" 한다
기분이 묘했다
난 지금도 누구의 아버지보다는 김대식으로 불리어지는 것을 원한다
추신 2
우리 동네에서 우리 어머니 이름이 대식이 엄마였다
그런데 울 동네형 이 장가를 가서 아들을 낳았는데 이놈이 좀 크니까
우리 엄마한테 대식이 엄마라고 불렀다?????
이게 맞나? 곧 시정조치 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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