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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있는데 아래층 계단에서 소리가 들린다.
벽면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니 아침 7시다.
아기소리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누굴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한데 애처롭게 들린다.
책을 보다 이층 계단을 2개쯤 내려가서 아래층 쪽을 쳐다보았다.
아래층 처음 계단이 시작하는 곳에 이층으로 마음대로 올라갈 수 없도록 문을 만들어 놓았다.
어린아이들이 어른들이 잠시 한눈은 파는 틈을 타서 혼자 이층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일이 가끔 생겨 잘못하면 뒤로 넘어질 경우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어 미리 예방을 하기 위해서 문을 만들어 놓고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이층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외손녀 봄이가 이층을 올라오고 싶어서 그 문을 두 손으로 잡고 일어서서 얼굴을 창틀에 대고 이층을 쳐다보면서 애처롭게 문을 열어 달라고 할아버지인 나한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층에서 아래층을 쳐다보다 눈을 마주치니 얼굴에 함박꽃 같은 환한 웃는 표정을 지으면서 아 ~~ 소리를 더 빠르게 내면서 발을 폴짝폴짝 구르고 있다
그 모습에 나는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열지도 않고 아이를 벌쩍 안았다,
아이가 격렬하게 팔다리를 움직이면서 나를 꼭 안는다. 나는 아이를 계단에 올려놓았다.
봄이는 계단을 남태평양 거북이가 알을 낳으려고 산에 올라가는 것처럼 엉금엉금 기어올라간다.
혹시 할아버지가 저를 따라오는지 안 오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면서 기어 올라간다
반쯤 올라 가면 좀 판판한 곳이 나온다.
거기서부터 왼쪽으로 돌아서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판판한 곳에 앉아 바로 옆에 서 있는 나를 웃으면서 쳐다본다. 내가 올라가기 어려우니 안고 올라가라고 하는 눈빛이다.
내가 얼른 안아 드니 두 다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좋아한다.
아이를 안고 이층 내 서재 의자에 앉혀 놓으니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이 아이가 이층에 올라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있다.
이것이 이아이가 이층에 올라오고 싶은 이유 중의 첫 번째 일 것이다
그것은 내가 저녁을 안 먹으려 하기 때문에 저녁 대용으로 건빵과 땅콩 검은콩등을 볶아서 조그만 유리병에 담아 놓은 것이 있다.
나는 얼른 그 병을 그 아이 손에 집어 주니 좋아서 받다가 다시 나한테 준다
병뚜껑을 열어 달라는 것이다.
내가 병뚜껑을 열어 주면 손뼉을 치며 좋아하면서 건빵 한 개를 자기 입에 넣는다.
앞니가 두 개 나 있어서 앞으로 건빵을 씹는다. 건빵을 깨무는 소리가 "똑"하고 난다.
난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좋은지 모르겠다. 어떤 효과음 보다도 아름답고 명쾌하고 깔끔하다.
건빵을 먹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맛있게 먹는다.
내가 저 먹는 것을 쳐다보면 먹는 것을 멈추고 유리병 속에 손을 넣어서 건빵, 콩, 땅콩 중 아무 거나 잡히는 대로 내입으로 가져온다.
아이 손으로 내입이 따라간다.
건빵이 잡히면 커서 입으로 잘 들어오는데 콩이나 땅콩이 잡히면 내입으로 들어오는 확률은 확 줄어 버린다.
나는 방바닥에 떨어진 콩이나 땅콩을 주워 먹는다.
그 애와 건빵을 주워 먹고 노는 것이 귀찮지가 않다. 아니 좋다.
싫증이 나면 그네 쪽으로 기어간다.
첫 외손녀가 그네 타는 것을 좋아해서 밖에는 너무 춥고 위험하기 때문에 방문에다 그네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다
그네를 태우고 흔들어 주면 소리를 지르며 좋아한다.
내가 앞에서 같이 소리를 질러 주면 깔깔 대고 웃는 소리가 아랫증에 까지 들린다.
처음에는 애가 너무 크게 웃으니까 할머니 하고 딸애가 무슨 일이 났는지 막 달려온 적도 있었다
이아이는 이름은 강봄이고 나이는 두 살이다. 첫돌이 3월이었다
돌 지난 지 한 달 정도 되는. 내 딸 초롱이의 둘째 딸이다
이 봄이는 나를 무척 좋아한다. 성가실 정도로 나를 따른다.
어떤 때는 내가 안고 있으면 엄마 할머니가 오라 해도 가지 않는다. 엄마든 할머니든 저를 데리러 오면 고개를 좌우로 내젓고 나를 힘껏 안는다.
나를 왜 좋아하는 이유는 집안 식구는 알고 있다.
이 아이는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밖에 나가서 자전거를 태우면 가만히 앉아서 이리저리 머리를 돌려서 쳐다보기도 하고 나무 가까이 가면 나무를 살며시 만져 보기도 한다.
요즈음 날씨가 따뜻하면 미세 먼지가 있고 미세 먼지가 없으면 날씨가 쌀쌀하기 때문에 밖에 나갈 기회가 많지 않아서 더 나한테 밖에 나가자고 하는 것 같다
이 아이는 밖에 나가고 싶으면 특이한 행동을 한다.
우선 내가 아래층에 내려가서 나를 보면 그 엉성하게 기는 자세로 나에게 빨리 기어 온다
그럼 내가 그 애를 안아서 방 소파에 앉혀 놓으면 소파옆이나 위에 놓여 있는 자기 잠바를 집어 든다
그 옷을 내게 가져와 저를 입히라고 하는 듯이 내 손에 쥐어 주는 행동을 한다.
아마 저를 밖으로 데려 갈대 추울 까봐 옷을 입히던 것이 생각나서 그걸 입으면 밖으로 나가는지 아는 모양이다. 양말도 꼭 신어야 한다.
거실 구석에 있는 양말도 보면 그걸 나한네 가지고 와서 신기라는 듯이 발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봄이는 아직 마음대로 걷지를 못한다. 봄이 언니 솔이는 돌 전에 걸었는데 이 아이는 돌을 지난 는데도 발걸음을 을 몇 발짝은 떼지만 완전히 건지를 못한다.
보통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 엎드려 기다가 좀 발전하면 두 무릎을 이용하여 기어 다니고 그 후에 거는 경우가 보편 적인 성장 과정일 것이다
근데 이 아이는 기는 모양이 정말로 특이하다. 서서 발자국을 한 발짝 두 발짝 떼기 전까지는 걱정도 많이 했다
기는 모습을 모면 왼쪽 발은 양반자세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자세이고 움직일 때는 오른쪽 발로 내디뎌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내가 한번 해보았더니 난 절대로 그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
조금 흉한 말로 표현하면 한쪽 앉은뱅이가 걸어가는 모습과 거의 일치한다
그래서 첨에 걱정도 해서 손 붙잡고 걷는 일을 많이 했다. 다행히도 지금은 저 혼자서 걷기도 하고 어떤 때는 열 발자국도 더 걸어서 괘한 걱정을 덜어 주어서 한시름 놓았다.
내가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알아서 더 생각이 많았다.
이 아이도 솔이처럼 밝고 맑게 자랐으면 좋겠다.
인생사는 게 뭐 있는가?
하루하루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하루가 나는 제일 중요하다. 지나간 과거에 묻혀 허둥댈 필요도 없고
오지도 않은 미래에 맘을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
오늘이 없으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오늘이 최대한 보람 있게 보내면 불편한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는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우리 손녀 강솔 강봅이도 하루하루를 알차고 신나고 재밋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한다
평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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