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가 되지 말고 어른이 되자
추석 연휴도 끝나가고 처도 한가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홍성으로 영화 관람을 갔다
요 사히 많이들 본다 하는 밀정이라는 영화였다
러닝타임이 두 시간이 넘는 영화였는데 대사를 음미하다 보니 별 지루함 없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화장실에 갔는데 화장실 입구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화장실에는 남자 소변기가 둘 있었는데 그 뒤로 사람들이 2명이나 서 있었다
나는 기다리느 라고 화장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서 있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는 아이가 내 앞을 지나 화장실로 들어간다
순간적으로 좀 불편했다 저놈이 새치기를 하는구나 하고 ....
한 사람이 소변을 마치고 나오는데 그 초등학생이 그 소변기로 가지 않고
다른 줄에 서 있으면서 나를 쳐다보는 거였다.
내가 먼저 왔으니 기다리는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는 소변기 쪽으로 가라는 눈짓이었다
그 찰나에 70대 정도 보이는 할아버지가 내 옆을 스쳐지나 초등학생이 비워놓은 소변기 앞에 섰다 주위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고 당당하게.....
앞사람이 볼일을 끝나고 나가니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기 볼일을 보는 거였다.
그때 그 어린 학생이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자기가 나한테 뭐가 미안하고 머쓱해하는 눈빛 말이다
내가 괞찬다고 말을 하려고 하니 그 초등학생도 차례가 와서 소변을 보러 고개를 돌렸다
나도 볼일을 보고 그 소년을 찾아 괜찮다고 하려고 했으나 그 친구는 벌써 어디론가 가버린 뒤였다
영화도 감명 깊게 보았지만 더 좋은 것은 요새 아이들 버릇없다는 소리가 잘못됐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우리는 가끔 나이 먹은 티를 내느 라고 요즘 애들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오늘 할아버지와 그 소년을 보니 그런 말 쓰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였다
나는 교사는 아니지만 교육기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니 옛날에 좀 나랏돈을 많이 받아 썼을 만한 분들이 요즘 애들은 인성교육이 됐느니 안됐느니 하면서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고 걱정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인성 교육은 가정에서 시키는 거지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어떠게 시키나?
3대가 같이 살면 문제 학생이 없다는 이야기가 실증적인 증거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집에는 손자와 자식들이 없는지?
남의 자식 인성을 탓하기 전에 나의 자식과 나의 손자들의 인성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게 올바른 인성을 가진 어른들의 가치관이 아닐까?
그 인성이라는 것도 50-60년 전 자로 재지 말고 이 시대에 맞는 어제가 아닌 오늘이나 내일에 맞는 잣대로 재야 된다고 생각한다.
난 교인은 아니지만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존경한다
그분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운동을 전개했지만 별로 반응을 얻지 못했다
울 속담에 안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런 속담은 과거로 묻어 버리고
내 주변에 일어 나는 모든 일은 내 탓으로 돌리는 건전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
참고로 나는 병신 잔나비 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