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결혼기념일

수멍통 2023. 5. 10. 05:10
728x90
반응형

 

 

 

 

1982년 12월 19일

40여년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되는일도 없고 하는 일도 없이   하염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을때였다

송방리 앞논에 노지 딸기를 심어 놓고 재배하는 친구 원두막에 누워 있는데 읍내에서 송방리로 쭉 뻗는 길위로 어떤 여자가 봄 바바리 코트를 입고 지나 가고 있었다. 참 고즈넉하고 눈에 들어 왔다

 옆에 송방리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저여자 누구냐 물어 보았더니 동창이란다. 초등학교 여자동창 난 이름도 잘 모르는...
몇년이 지나 갔다 군대도 제대 했고 우연히 누가 갔다준 공무원 시험 안내장 덕분에 생각도 하지않던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교육청에 근무를 하고 있었다
동내 친구녀석 누나가 시집을 간다고 하길래 잔치집에 갔더니 그친구놈이 여자 동창들과 합석을 하란다

 우리 동내에도 여자 동창이 있었는데 그여자동창 애가 다른동내 동창애랑 같이 온 모양이었다
울 동네 여자 동창은 나와잘 아는 사이였고 같이온 여자 동창은 첨 보는 것 같았다
근데 첮인상이 눈에 끌렷다.. 지금도 마찬가지 지만 난 생각이 있으면 행동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고민 같은 것도 없었다. 담날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햇더니 순순히 나온다고 한다

알아보니 그때 딸기밭 바바리 입은 여자애다  와 이게 왠일!!!!
나는 저 여자애와 결혼을 하기로 하고 소위 연애를 시작 했다
지금 생각 하면 무모할 정도로 밀어 붙였다
그때는 통금이 있을때 였다 여친 큰오빠가 음식점에서 만났는데 사귀는 것 좋은데 밤 늦게 만나지 말라고 한다. 기분이 엄청 상했다. 그날 그 친구와 송방리 뚝에서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 했다기 보다는 시간을 끌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큰 처남 한테 어긋장을 놓을 려고 말이다 ㅎ
한번은 장인 되실 분이 돌아 가셔서 제삿날이 돌아 왔는데 친구들을 데리고 처갓집(?)을 갔다

결혼도 안한 처갓집 장인 어른 제사를 지낸다고 가자고 한놈이나 같이 간놈이나 그 친구에 그친구 놈들이다
장모님 께서 현명하신 분이라 나무라지도 안하시고 술상을 봐주셔서 처음으로 장인께 인사를 드렸다하였다
울 부모님게도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마침 집에 손님이 오셔서 아버지와 저 그리고 동생이 술한잔을 하고 있었다 기회는 이때라고 생각 해서 여친한테 전화를 해서 울집 근방으로 오라 했다
비가 솔솔 내리는 여름날 인것 같다. 동생에게 감리교회 앞에 어떤 여자분이 우산을 쓰고 있을 것이니 모셔오라고 했고. 그날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다, 아마 시댁부모님께 청바지 차림으로 양말도 안신고 처음 인사를 드리는 것도 그리 흔치 않은일인 것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이 36년이 흘렀다  오늘이 그날이다 1982년 12월 19일 울 어머니 생일날 이었다

생각해 보면 며칠전 같은데 일본한테 우리나라가 식민지 로 생활해 온것과 같은 기간이다 

나와의 결혼 생활에 처는 상당히 불편 했을것이다. 집안 분위기가 처가 와는 상당히 다랐다  처가는 좀 가정적인 분위기라면 우리집은 전형적인 가부장적이고 처가가 여유있는 집이라먄 우리집은 그러지 못했다

아버님은 이장 보신다고 아무 일도 안하고 계셨고 할머니도 같이 살았다. 집안이 기울어져 하숙을 쳐서 생활하는 정도 였다. 결혼후 몇개월은 따로 살았지만 어머니가 수술을 하는 바람에 집으로 들어와 같이 살았다

나는 그 생활에서 한가지 원칙을 정했다. 가능하면 처에 말을 안들어 주겠다고!!!!

이렇게 이야기 하면 나에게 비난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옳은 생각이 었다

어른들 하고 같이 살다 보면 부디칠 일이 어디 한두 가지 인가? 그걸 젊은 우리가 이해 하고 살아 야지 그걸 하나하나 따지고 살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가?

처가 할머니나 부모님 이야기 할라고 하면 절대로 듣지를 않았다. 나도 알지만 해결책이 없었다. 그냥 저분들은 저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사는 구나 ! 그걸 인정 하면 모든 것이  편할것 같았다

다행히도 내가 복이 많은지 처는 그걸 묵묵히 따라와 줬다  지금 생각 하면 넘 고맙다

결혼하고 8년여 만에 부모님과 헤어 지게 되었다. 내가 도교육청으로 발령을 받아서 대전으로 가야 했기때문이다. 처음 으로 셋방 살이를 해봤다. 대전에서  2년8개월동안 이사를 세번이나 갔다 한번은 퇴근하려는데 이사 갔다고 이사 간집으로 오라고 한다. 물론 전에 살던 집하고 길 하나 건너는 가까운 거리 였지만 동생하고 둘이서 이삿집을 다 옮겨 놓았다.

지금 생각하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처는 아무런 불편 한마디 없이 내가 신경쓰지 않도록 다 처리해 주었다

그렇게 살다가 승진해서 청양으로 오는데 같이 청양으로 이사왔다. 다른 공무원 친구들이 다 같이 고향을로 간다고 하니 어떠게 그렇게 할수 있냐고 물어 본다.

하물려 부모님 하고 같이 살러 간다고 하니(그때는 할머니는  돌아 가쎴다)

한번은 처에게 아침은 빵을 먹자고 이야기 했다가 (난 잘한다고 한이야기다) 멋적어 혼난일 이 있었다

처가 하는 말이 "내가 자기 한테 하루에 밥 한끼도 안해준 여자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점심은 직장에서 먹고 저녁은 동료들과 술한잔 하면서 먹고 오지 않느냐고"?

有口無言이다  내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처한테 부끄러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난 장모님을 엉청 좋아 한다....딸을 잘 키우고 가르치셨다고 ㅎ

이야기를 다 쓸려고 생각하니 넘 길어 지는 것 같다 언젠가 한번 자선전을 쓰면서 자세히 지나온 세월을 의미해 보련다

다행스럽게도 공무원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정년퇴직을 했다

공무원 생활에 일말의 후회도 없고 나 스스로 결산 한다  최선을 다 했다고 ㅎ

이렇게 이야기 할수 있었는 것도 처의 헌신적인 뒷 밭침이 있었서야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도 많다  기왕이 사는 거 사는 것 처럼 살고 싶다

억지로 사는 것 보다는 서로 사는 것이 편하고 좋다고 생각 하면서 살고 싶다

현재 까지는 남들이 어떠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잘 살았다고 자부 한다

앞으로 얼마 남았는지는 모르 겠지만 우리 서로 헤어 지는 날까지 기분 좋게 좋아 하면서 살자

사랑과 전우애로 뭉쳐서 !!!

예영아 !!!!

 

 

 

728x90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박정희와 한강유람선 타기  (3) 2023.05.11
잘들 살고 있을거야 !!  (1) 2023.05.11
강솔(1)  (3) 2023.05.08
할배와 추억 만들기 !  (1) 2023.05.05
솔이의 유치원 졸업  (3) 202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