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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녀가 다니는 어린이 집이 청양초등학교 후문 근처에 있다
내가 오후에 손녀를 데려올때면 청양초등학교 담 주변을 돌아서 오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딸애가 손녀를 데리고 오면서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온모양인데 손녀애가 학교의 교실을 보고 싶다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번 학교에 부탁을 해서 어린이집에서 오는 길에 손녀에게 교실을 보여 주리라 생각했다
며칠 후에 행정실장님 에게 부탁을 해서 안내 받기로 하고 손녀를 데리고 학교에 갔다
행정실장님 이 나와서 교실로 안내 한다
아무런 느낌 없이 아이를 데리고 가서 같이 사진을 찍고 여러 가지 교실에 있는 소품들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교실 바로 앞에 있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시소를 타자고 한다.
나는 행정실장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난 여기 좀 있다 갈 테니 들어가서 일 보시라고 하고 애와 같이 시소를 탔다
시소가 우리가 어릴 때 타던 거와는 다르게 밑에 쇠로 스프링이 되어 있어서 엉덩방아를 찢는 일을 미리 예방해 놓았다
시소를 타면서 교실 위치를 보니 교실은 새로 지은 건물이었지만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공부하던 그 위치해 있었다(아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우연 찬 게 내가 손녀와 같이 들어간 교실이 지금은 1학년 3반 교실인데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다닐 때 그 교실이었다
잠깐 회상에 잠겼다 벌써 반세기 곧 50년 전의 일인데 어제 일 같이 머릿속에 생각이 꽉 찬다
우리가 초등학교(그땐 국민학교)에서 중학교 갈 때는 시험을 보고 들어 가던 시기였다
그래서 매일 오후에는 시험을 보고 시험성적에 따라 종아리도 맞았고 어떤 날은 발바닥에 징(?)을 박기도 했다(진짜로 징을 박는다는 것은 아니고 당구큐대로 발바닥을 맞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 마다 기준 점수가 있어서 공부를 잘 하든 못하든 본인 기준 점수에 미달되면 5점에 한 대씩 맞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지금 같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벌거벗고 여학생 교실까지 올라가서 복도에 서있는 벌도 있었다
6학년이 6반까지 있었는데 1-3반 까지는 남자들이고 4-6반 까지는 여자학생들이었다
교실 배치를 보면 아래층에 남자 1반 2반이 있었고 위층에는 나머지 3-6반까지 교실이 있었다
난 거기까진 안 올라간 걸로 기억이 된다(믿거나 말거나 ㅎㅎ)
그때 같이 배우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면 지나간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소주잣을 어루만지기도 한다
우리 손녀가 나와 같은 나이가 되어서 그곳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무슨 추억의 이야기를 할까??
아마 나하고 거기 같이 간 것을 기억이나 할까?
기억을 한다면 자기 할아버지에 대한 어떤 회상을 할까?
그것이 참으로 궁금하다.
사람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잊힌다고 한다. 사람이 잊히는 것이 젤 두렵다고 한다
그래서 족보도 만들고 묘지에 비석도 세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그때 우리를 열성적으로 가리켜 주셨던 6분의 선생님 중에서 5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
며칠 전에 칠갑산 근처에 있는 폐교된 칠갑국민학교에 가보니 그 당시에 찍으셨던 청양국민학교 교직원 사진이 있어서 유심히 보았더니 유명을 달리하신 나의 담임 선생님이 계셨다
가슴이 멍해진다
조만간 산소에 찾아 사서 소주 한잔하고 담배를 피워드리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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