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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친구들과 남해안을 다녀왔다.
도중에 관광버스가 청양에 도착하기 4k 정도 전에서 저녁을 먹고 간다고 한다.
청양에 도착하면 딸애 한테 차를 가지고 솔이와 함께 오라 해서 집으로 갈려고 계획했는데 차질이 났다.
처한테 저녁먹는 식당 근처로 차를 가지고 오라고 해서 처와 함께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해 보니 딸애가 솔이와 봄이를 데리고 저녁을 먹고 있었다.
나는 술에 약간 취해 있었다
솔이 한테 "할아버지가 싫으냐?" 물어보면서 혼자 이층으로 올라가서 잠을 잤다(솔이가 같이 안 와서 삐졌다)
다음날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솔이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
딸애한테 솔이가 기분이 왜 안 좋은지 물어봤다.
딸애 답변이
"나는 할아버지가 좋은데 할아버지가 너무 멀리서 오라 혀서 못 갔는데 ,할아버지를 안 좋아하는 줄 알고 있어서 화났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 오는 것을 느켰다.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아졌다.
어린아이가 벌써 저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나의 좁은 생각으로는 상상이 가질 않았다,
손녀와 같이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 손녀만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요즈음 어린이들이 다 저런 생각을 하는 것지 의문스러울 때가 많다.
아이들을 키울 때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손녀들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새롭게 느낀다
며칠 전 이야기다.
일요일 솔이가 내포에서 청양집으로 왔다.
들어오면서 할머니가 없으니까 할머니 어디 갔느냐고 물어보길래 친구들하고 여행 갔다고 했다
솔이가" 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여행 간다고 이야기하고 갔어요?" 하고 물어본다.
난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머뭇거리니 솔이가 다시 물어본다.
나는 엉겁결에" 응,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놀러 간다고 이야기하고 갔서." 대답했다
며칠 전 처가 어디 가고 없어서 좀 신경질을 부린 적이 있었다.
어디를 가면 카톡이라도 하고 가야 찾지 않지?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면 걱정이 되는 것 아니냐고?
그런 일로 딸하고 처가 이야기 하는 것을 솔이가 들은 모양이다.
내가 솔이한테 "할머니 보고 싶어? 전화 한번 해볼까?" 했더니 솔이가 "네" 하고 대답을 한다
영상통화를 연결시켜 주었다. 솔이가 말한다 "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여행 갔다고 말하고 갔어요?"
나는 내 생각만 했다, 설마 솔이가 전화로 그 말을 할 줄은 정말로 생각 못했다.
처도 갑자기 물음에 당황했던지 말을 더듬거리더니 "응" 하고 대답을 한다.
친구들하고 밥을 먹고 있던 처의 입장이 난처했을 것 같아 괜히 전화를 연결했구나 하는 후회가 됐다.
주위에서 밥 먹던 친구들이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린다.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처가 돌아왔다.
어제 통화로 입장 난처하지 않았서?
아니라고 하면서 웃는다.
친구들한테 설명을 했더니 한참 깔깔대고 웃었다고 했다.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렸다
며칠 전부터 솔이가 나한테 밭을 언제 가느냐고 물어본다.
딸애 한테 무슨말을 하는거 냐고 물어보았더니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밭을 가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한단다
일요일 사위하고 놀던 솔이가 이층으로 올라와서 언제 밭을 갈 거냐고 또 물어본다
내가 대답했다. 지금 아침이라 땅이 꽁꽁 얼어서 점심때쯤 땅이 녹걸랑 밭을 갈자고 했더니"네"하고 내려간다.
점심 먹고 해가 머리 위에 뜨면 갈려고 했는데 나도 아이하고 같이 해보고 싶은 바람에 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옷을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할아버지 먼저 나가 있을 테니 나오라고 했다
밖에 나가서 괭이하고 호미를 찾아 놓았다.
내가 먼저 밭(?)에 가서 괭이질을 해 보았더니 땅이 꽁꽁 얼어 있었다.
솔이가 호미로 파는 것은 어려 울 것 같다.
괭이질을 세게 있더니 땅속 5센티 정도만 얼어 있었고 그것을 거둬내니 땅속은 얼지 않아서 호미로 파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미리 한고랑 정도를 파 놓았더니 솔이가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
솔이보고 호미로 땅을 파라고 했다. 허리를 구부리며 열심히 하고 있다.
신기했다.
전에 봄에 심으려고 모아 두었던 해바라기 씨가 생각이 났다.
솔이와 같이 해바라기 씨를 뿌리고 흙으로 덮어 주었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우리들을 보고 웃는다. 벌써 봄이 와서 씨 뿌리기를 하시냐고,
씨는 인간들이 편리를 의해서 봄에 뿌렸던 거지 본래 씨는 가을에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떨어져서 겨울을 보내고 봄에 새로운 생물이 나오는 것 아닌가?
내년에도 솔이하고 심은 해바라기가 싹이 나오면 잘 키워서 남양 밭에다 솔이하고 같이 심으러 갈 것이다.
겨울을 잘 지내 해바라기 씨가 잘 나오기를 기원해 본다
(201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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