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에는 ‘‒든지’,
‘과거’에는 ‘‒던지’
하던지 말던지 나는 모르겠다(x)
하든지 말든지 나는 모르겠다.(0)
발음이 표기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따라서 [던지]와 [든지]를 구별해서 발음하지 않고 이도 저도 다 [던지]로 하거나 [든지]로 하면 표기할 때에 많이 헷갈리겠지요.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한 사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던지’로 써야 할지, ‘-든지’로 써야 할지는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본인이 직접 그 일을 하시든지/하시던지’, ‘사퇴를 하시든지/하시던지’ 이 둘 중에 어떤 게 맞나요?
‘선택’의 뜻을 나타낼 때에는 ‘‒든지’를, ‘과거 사실’을 뜻할 때에는 ‘‒던지’를 씁니다. 이 질문에서는 ‘그 일을 하는 것’, ‘사퇴하는 것’에 대해 ‘선택’하는 뜻을 나타내므로 ‘‒든지’가 쓰여야 합니다.
다른 예로 ‘하던지 말던지 나는 모르겠다’와 같은 경우 역시 ‘선택’의 뜻을 나타내므로 ‘하든지 말든지 나는 모르겠다’로 써야겠지요.
‘‒던지’는 과거에 있었던 어떤 일을 말할 때에 쓰입니다. 따라서 ‘그날 정말 멋있더라/멋있더구나’와 같이 쓰이는 회상시제의 ‘‒더‒’를 생각하면 ‘드’가 아닌 ‘더’ 형태를 써서 ‘‒던지’로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의미가 ‘선택’일 때 (‘드’ 형태를 쓴) ‘–든(지)’, ‘–든가’
•먹든지 말든지
•먹든 말든(‘‒든’은 ‘‒든지’의 준말이다.)
•하든가 말든가
•손을 흔들든가 고개를 끄덕이든가 하는 행동으로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상황을 보고 나서 출발하든가 기다리든가 결정하자.
○의미가 ‘과거 일’일 때 (‘더’ 형태를 쓴) ‘–던지’, ‘–던가’
•그날 얼마나 춥던지 내내 오들오들 떨었다.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했던가?
•친구가 그날 노래를 얼마나 잘하던지 깜짝 놀랐다.
•혹시 내가 그렇게 처신했던가 싶어서 걱정했다. - <좋은 문장 표현에서 문장부호까지!>, 이수연 -